▶50세도 안된 병자가 이미 죽을 관상을 하고 있더라도 항상 소식해왔다면 명을 늘릴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병을 질병이 아니라 방재(方災)라고 한다.
인간의 생명은 본래 음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소식으로 식사량이 일정하고 규칙적이면 병에 걸리지 않지만 방향에 따른 재액인 방재(方災)인 경우는 다르다. 또한 방재에 걸리게 되면 약도 소용없다. 그렇지만 소식하는 사람은 곡식 소비량도 적어서 낭비하는 법이 없고 생각지 못하게 천지의 덕을 쌓게 되어 방재가 있다 하더라도 죽지 않는다. 이와 같은 관상을 여럿 본 적이 있다.
▶보통 57~8세의 사람이 큰 병에 걸렸을 때 혈색이 좋고 장수할 관상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항상 많이 자주 먹으려 한다면 그것은 임종이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수명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이미 그 사람이 평생 먹을 식량을 다 먹었기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다. 또, 명이 길고 짧은 것은 관상만으로는 보기 어렵다. 평상시 식사량과 습관을 통해 아는 것이 많다. 따라서 아픈 이의 관상을 볼 때는 반드시 평상시 식습관에 대해 묻는다.
▶무병(無病)의 관상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젊어서부터 매일같이 맛있는 것만 골라 먹으려 하는 사람은 늙어서 소화계 질병을 앓게 되고 먹고 싶어도 못 먹는 병을 얻게 된다. 가장 덕이 부족한 사람은 중년에 집안을 파산시키고 맛있는 것도 못 먹게 된다. 또 병에는 걸리지 않더라도 말년의 운세가 좋지 않다. 또, 관상이 좋더라도 젊어서부터 맛있는 것만 찾으려 한다면 늙어서 먹지 못하는 병에 걸리게 된다. 또 미천한 자가 3년동안 맛있는 것만 먹으려 한다면 말년의 행복은 생각할 수도 없고 생명까지 잃게 된다.
▶관상이 매우 좋다 하더라도 젊었을 때부터 음식에 대해 교만하고 욕심부려 먹는 사람은 늙어서 부족하게 된다. 관상이 좋더라도 운세가 좋다고 할 수 없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것은 자연의 진리고 가정내의 재산이 없어지거나 후손을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자연의 진리이다. 항상 대식하고 폭식하고 절제할 줄 모르는 자는 출세할 수 없으며 마침내는 떠돌다가 죽게 된다. 하지만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의 경우는 다르다. 대식하거나 절제 없이 폭식하더라도 관상에 복이 있는 사람은 떠돌다 죽지 아니하더라도 죽으려 누워있을 때 사람들이 싫어하고 큰 고통을 받다가 죽게 된다. 또 반드시 긴 병을 앓고 오랜 기간 고생하다가 죽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빈곤하고 관상조차 나쁜 사람은 죽을 때 간병해주는 사람도 없고 물 한잔 마시지도 못하다 죽는다.
▶중년에서 노년에 접어들 때까지 식생활에 절도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악재를 당하거나 뜻하지 않은 손실을 입게 되어 쌓아놓은 것을 잃게 되며 또 평생 마음고생이 끊이질 않는다.
▶나름 관상에 복이 있는 사람도 가정이 쇠퇴하여 다시 일어날 수 없다. 이것은 음식이 곧 기에 준하기 때문이다. 음식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기(氣)도 다스릴 수가 없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불규칙하게 먹으면 매사에 질서가 없게 되며 결국에는 손실과 악재로 이어지게 된다. 또 질서가 없으면 번성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음식을 정량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규칙적인 식사는 기(氣)를 안정시키고 기(氣)가 차분해지면 마음이 안정된다. 또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움직이면 재(災)가 생기지 않고 집안도 스스로 다스려진다.
▶노년의 관상이 좋지 않더라도 젊어서부터 식사를 절제하고 부족한 것을 견딘 자는 늙어서 반드시 풍족하게 된다. 또 노년의 좋지 않은 운세도 면하게 된다. 이와 같이 사람은 젊어서 절제하는 것을 제일의 미덕으로 삼으면 늙어서 흉악을 면할 수 있다. 또 노인이라 할 지라도 3년간 절제하면 굵어죽는 상이라도 스스로 면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많이 봐왔다. 노년에 관상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음식을 절제하여 노후를 즐겁게 보내도록 해야 한다.
▶무자식의 상이라도 젊어서부터 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 절제하면 후사를 얻을 수 있다. 젊어서부터 절제하고 평생 소식한 자는 늙어서 자손이라는 형태로 충족되게 된다. 또 죽은 후에도 그 사람의 영혼을 달래주는 후손이 있게 마련이다. 부자라도 자식이 없으면 궁하고 처량하다. 따라서 자손이라는 것이 노년에 도달한 인간의 식록(食祿)과 같다.
▶관상에 복이 있다 하더라도 음식에 절제를 모르면 타고난 관상이라 할 수 없다. 얼굴에 복이 있어도 음식에 욕심부리는 자는 복이 어디에선가 새기 마련이다. 또 복이 있는 사람이 가난한 자와 같이 음식을 절제하면 재산을 지킬 수 있다. 만사가 충만할 때 그때가 내리막의 시작이다. 복(福)이 뒤집어지는 복(覆)으로 통할 수 있다. 즉 복이 충만할 때는 가난으로 전복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주의해야 한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수명인 천수를 누리는 상으로 태어났다고 하여도 항상 불규칙하고 많이 먹으려 한다면 장수할 수 없다. 음식이 생명을 양육하는 것이므로 음식이 일정치 않으면 생명을 양육하는 것도 일정치 않으므로 천수를 누릴 수 없다. 또 식생활이 규칙적인 사람은 생명을 양육하는 일도 규칙적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수명을 지킬 수 있다. 이것을 장수 또는 천수라 한다.
▶빈궁한 상을 가지고 단명할 운세라 하여도 절제하고 적량보다 소식한다면 단명하지 않고 또 빈곤을 면할 수 있다. 식사에 대해 아주 신중한 사람은 식사 외에 모든 일에 대해서도 신중하고 소홀히 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그 사람에 배당된 만물이 천지를 돌면서 연장하게 되므로 연장하게 되므로 수명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빈궁하고 단명할 상이라도 절제하고 검소한 식생활을 지키면 그에 걸맞은 복이 있어 장수하게 된다.
▶크게 될 상이라고 해도 게으르고 술과 고기를 즐기고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자는 성공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한량에게 많이 볼 수 있는데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먹어 치우는 인물이다. 크게 발전할 상이 아니라도 성공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식사를 매일 엄중히 절제하고 뜻을 이룰 때까지 미식을 삼가면 자연히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 음식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음식은 발전과 성공의 근본이다. 먹는데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발전의 기본 또한 잃게 된다. 음식은 무서울 정도로 중요한 것이므로 절대 경시해서는 안 된다. 보통 금은보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오곡보다 중한 것이 없다. 옛날 제후나 그 신하의 봉급을 금은으로 정하지 않고 쌀로 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왕도 오곡의 풍년을 기원할 정도로 음식이란 것이 그리 중한 것이다. 물가가 폭등했다고 해서 나라가 전복되는 일은 없지만 오곡은 나라를 망하게 하고 국민을 잃게도 할 수 있다.
▶항상 대식하는 사람은 병에 걸리면 음식을 먹지 못한다. 평상시에 소식하는 사람은 병에 걸릴 일도 없다. 하지만 혹시 걸렸다 하더라도 못 먹는 일은 없다. 대식하는 사람은 하늘에서 정해진 식록(食祿)은 바닥이 났는데 아직 명이 붙어있으니 먹지 못한 채 오래 고생하다가 죽게 된다. 명이 있는데 먹질 못하니 결국엔 굵어 죽게 된다. 또 소식하는 자는 생명에 지장이 있다 하더라도 아직 식록(食祿)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음식이 있는 곳에 반드시 생명이 있다라는 진리에 따라 생명의 위협이 있어도 좀처럼 죽지 않는다. 따라서 소식하는 사람은 죽을 때도 고생하지 않고 긴 시간 투병하지도 않는다. 또 소식한다 하더라도 식사가 불규칙하면 병에 걸리기 쉽다. 또 대식하는 사람은 항상 배가 부른 상태에서 병에 걸리기 때문에 아플 때 식사를 못한다. 소식하는 사람은 큰 병을 앓지 않는다.
▶급여가 정해져 있는 사람은 하루 세 번의 식사도 정해져 있다.
▶급여가 정해지지 않은 자는 식사도 정해져 있지 않다.
▶보통 급여가 정해져 있지 않은 사람은 신분이 낮거나 떠돌이 노동자가 많은데 그 이유는 식사가 일정치 않고 닥치는 대로 형편에 따라 생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은 급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소식하고 3년간 음식을 절제하며 인덕을 쌓으면 비록 무록(無祿)의 상이라도 녹이 자연히 주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이것은 음식이 녹(祿)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식이 규칙적이지 않으면 녹도 불규칙하다. 우리가 보는 상에는 원래 길흉이 없다. 단, 식생활을 규칙적으로 행하는 것을 보고 선하고 또 그렇지 않은 것을 보고 악상(惡相)이라 한다. 음식은 배가 8할 정도 부를 때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무사들의 식생활은 이와는 다르다.
▶무사들이 대식하는 것은 딱 잘라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평화로운 시대에는 신도, 유학, 불법의 삼도에 의해 세상을 다스릴 수 있지만, 험한 난세에는 용감하게 싸우는 수라도(修羅道)로 악귀를 퇴치해서 천하를 다스리게 된다. 무사란 이 수라도(修羅道)에 속한다. 나라가 어지럽고 천하를 위해 싸울 때에는 전쟁 중이라 식사를 못 할 때가 자주 있다. 영양을 충분히 보충해 두기 위해서는 지라와 위를 넓혀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이것은 개인적인 욕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천하를 평정하기 위함이므로 비상시에 많이 먹는 것이 허용되지만 진정한 무사는 음식을 신중히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할 때만 많이 먹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무사는 도량도 넓은 사람이다.
▶봉급이 높은 무사로 대식하고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자는 살벌한 정신을 가진 소유자라 할 수 있는데 일생 동안 반드시 큰 실패를 당하거나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단, 우둔한 대식가는 예외이다. 무사로서 신체 건강히 출세하길 원한다면 먼저 음식을 엄중히 여기고 평상시에 대식하더라도 한 달에 한 번 내지는 두 번은 검소하게 먹어 위장을 크게 하는 훈련을 통해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같은 마음 가짐으로 준비하면 만사가 이에 따를 것이다. 군주나 선조들의 수라도가 대단했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평온함은 오히려 두려워야 할 일이다. 항상 이러한 것들을 염두에 두면 자연히 출세할 수 있다.
▶출세가 보장된 집안의 무사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음식을 함부로 여기는 자는 출세할 수 없다. 물론 음식을 엄중히 여기는 자는 관직에 출세한다. 무도에 통달하고 용감한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 것으로 이것이 출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세 번의 식사는 모두 군주로부터 받은 식록이다. 이것을 절제 없이 함부로 먹어버리는 것은 받은 녹을 가볍게 보는 것이고 이는 군주를 가볍게 여기는 것과 동일하며 따라서 무사도에 어긋나게 된다. 반면 음식을 절제하고 귀중히 여기는 자는 군주의 덕을 중시하는 자로 충성심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는 출세하여 관직에 오를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얼굴 관상만으로는 무사의 운명을 점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