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 영달할 상을 가지고 있어도 마당에 화단을 높이 세우고 그것을 즐기는 자는 평생 출세하지 못한다. 이것 또한 고위관직이 즐기는 취미로 그렇지 못한 자가 이를 즐기는 것은 이미 천지의 덕을 다 쓴 것과 같으므로 더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신분이 높은 고위관직의 사람이 자신만을 위해서 마당을 가꾸는 것 또한 좋지 않다. 하지만 남을 접대하기 위해서라면 무방하다. 대지는 만물의 어머니이다. 씨를 뿌리면 생명이 자라난다. 마당이 넓으면 열매를 맺는 과일 종류를 심는 것이 좋은데 이는 곧 천지의 덕을 쌓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천지의 힘으로 열매와 먹거리가 자라고 이것은 곧 생명을 지탱하는 덕을 스스로 만드는 것과 같다. 이렇게 귀한 덕을 모르고 스스로 오로지 즐기기 위해서만 마당을 가꾸는 것을 자연히 덕을 해치는 것과 같아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 넓은 정원에 보기 좋게 야채나 과일 등을 가꾸는 집이 있는데 이 집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모두 출세한 집안으로 그러한 집들은 앞으로도 점점 더 번성하여 가운도 번성하게 될 것이다.
▶관상이 좋더라도 불필요하게 불을 피우거나 불을 끌 때 발로 비벼 끄는 사람은 평생 출세하지 못한다. 불은 태양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불을 발로 밟아 끄는 것은 왕을 자신의 발 밑에 두는 행위와 같다. 또 불은 음식을 익히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하루 중 불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람의 목숨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익히기 위해 필요한 불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함부로 쓰고 함부로 끄는 자는 만사가 순조롭지 않게 된다. 또 불에는 에너지를 만드는 기운이 있는데 불을 함부로 사용하는 자는 그 기운도 잃게 된다. 이러한 자들은 모두 음식의 중요성도 모르며 불의 소중함도 모르는 자들로 평생 우환이 끊이질 않는다.
▶음식을 엄격히 절제하고 삼가하는 자의 표정과 혈색에는 기백이 느껴지는 반면, 폭식하고 대식하는 자에게서는 그러한 기백을 찾아볼 수 없다. 기백이 있는 사람의 혈색은 변함이 없고 그렇지 않은 자의 혈색은 안정적이지 못하며 변하기 쉽다. 이러한 자들은 운이 길하다 하여도 흉으로 변하기도 쉽다. 또, 음식을 엄격히 절제하는 사람은 근육이 수축되어 야윈 것처럼 보이지만 그 혈색에는 기백이 있다. 이는 마른 것처럼 보이지만 정신은 살쪄있고 혈색에도 기백이 있다. 반대로 음식을 절제할 줄 모르고 그 중요성을 모르는 자는 기운이 쳐지고 기(氣)가 야위었다 할 수 있으며 혈색 또한 기백을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의 몸이 말랐다는 것은 심장, 간장, 폐가 피로하여 내장이 쇠약해지고 살이 빠져 피부색이 어두워지는 것으로 이것을 보고 진짜로 말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을 절제해서 마른 자는 얼핏 보기에는 야윈 것 같아도 혈색이 좋고 피부에 윤기가 흐른다.
(남북상법극의 제1권 끝, 2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