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사형 집행을 앞둔 새벽, 오랜 벗 크리톤이 감옥으로 소크라테스를 찾아옵니다. 탈출에 쓸 돈은 이미 마련해 두었고 테살리아에는 받아 줄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대로 죽음을 맞는다면 친구들은 돈을 아끼느라 그를 버렸다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고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크리톤은 간곡히 설득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묻습니다. 다수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가, 불의를 당했다고 불의로 갚아도 되는가. 그리고 아테네의 법률이 직접 찾아와 말을 건다고 상상하며, 평생 이 나라에 머물며 받아들인 약속을 스스로 깨도 되는지 되묻습니다.
이 책에는 대화편 《크리톤》 전문과 함께, 소크라테스가 왜 탈옥하지 않았는지, 플라톤이 이 짧은 대화로 무엇을 변호하려 했는지 짚어 주는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벤저민 조웨트의 영역본을 우리말로 옮겼고, 장면마다 소제목과 옮긴이 주를 달아 처음 읽는 분도 따라가기 쉽게 했습니다.
미리보기
소크라테스 이 시각에 웬일인가, 크리톤? 아직 꽤 이른 때 아닌가?
크리톤 그렇네, 이르지.
소크라테스 정확히 몇 시쯤 되었나?
크리톤 막 동이 트고 있네.
소크라테스 간수가 자네를 들여보내 준 게 신기하군.
크리톤 자주 오다 보니 나를 알아보네, 소크라테스. 게다가 내가 그에게 호의를 좀 베풀기도 했고.
소크라테스 그래, 이제 막 온 건가?
크리톤 아닐세, 온 지 꽤 되었네.
소크라테스 그럼 왜 곧장 나를 깨우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나?
크리톤 소크라테스, 나라면 자네처럼 이토록 큰 곤경과 불안 속에서 그렇게 지내고 싶지 않았을 걸세. 정말이네. 나는 자네가 평온하게 잠든 모습을 놀라워하며 지켜보고 있었네. 그래서 깨우지 않았지.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고 싶어서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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