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공개 | Part 1. 상법수신록 제 1권 | 글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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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3월 6, 2024

사람은 음식 없이는 살 수 없다. 좋은 약을 먹는다 해도 음식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가장 좋은 약은 바로 음식이다. 나는 최근 수년 동안 관상을 직업으로 하여 살아왔다. 그런데 음식의 중요성을 모르고 사람들의 관상을 보니 빈궁하고 단명할 상을 가진 사람이 유복하고 장수하는가 하면 유복하고 장수할 상을 가진 사람이 오히려 빈궁하고 단명하는 경우가 있었다. 거기다 상을 보고 길흉을 말할 때도 명확하게 맞추질 못하였다.

그러나 음식의 중요성과 음식을 절제해야 함을 깨닫고 난 후에 사람의 관상을 볼 때는, 먼저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의 양을 묻고 그에 따른 그 사람의 생애의 길흉을 점치게 되었다. 이는 하나도 틀리는 법이 없었고 나는 그 사실에 자신을 얻었다. 이것이 관상법의 가장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나는 이를 나의 관상법의 근본으로 삼았다.

정해진 운명이라도 극복 가능하다

최근 수년 동안 나는 내가 알아낸 음식 절제법을 많은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그 절제법을 실천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니 1년 앞에 큰 환난이 닥칠 상을 갖고 있다 해도 음식을 절제하면 반드시 그 환난을 피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뜻하지 않은 좋은 일이 생긴 사람도 많았다. 또한 평생 빈궁의 상을 가졌지만 크게 부유해져서 사람들에게 알려질 정도의 부자가 된 사람도 있다. 그 밖에도 수년 동안 질병으로 앓고 있어 단 명의 상을 가졌지만 음식 절제법 덕분에 지금은 심신이 모두 건강해진 사람도 있다. 이와 같은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이렇게 사람의 부귀와 빈천, 장수와 단명, 곤궁과 안락, 그리고 입신 출세와 영달은 모두 음식을 절제하고 신중히 하는 데 있다. 따라서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음식을 절제하고 신중히 하기를 바란다.

이 음식 절제법을 세상 사람들에게 권장하기 위해 나 자신은 평생 동안 쌀밥을 먹지 않고 심지어 쌀로 된 것은 밥은 물론 떡도 먹지 않았다. 내가 하루에 먹는 것이라고는 보리 한 홉 반과 술 한 홉이다. 술을 대단히 좋아했지만 이것도 하루 한 홉으로 정하여 실천하고 있다. 나 자신을 위함은 물론 세상 사람들에게 음식 절제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마음이 있는 자는 하루라도 음식을 절제해보길 바랄 뿐이다.

세 번은 읽어야 할 책

나는 비천한 사람으로 세상 사람들과 섞일 존재도 못되지만 음식을 절제하고 신중히 하여 관상가로 알려지게 되었고 독자적인 유파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속편 여덟 권 중에서 음식과 관련된 것들을 모으고 발췌하여 네 권으로 내놓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어리석고 둔해서 문자로 잘 표현해내지 못했거나 독단적인 편견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이 책을 세 번 이상 읽은 사람의 생각에 맡기도록 하겠다. 거듭 말 하지만 지엽적인 것에 사로잡히지 말고 부디 반복해서 세 번을 읽어주기 바란다. 또한 이 책을 아무렇게나 읽고 비웃으면서 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세상에 아무 쓸모없는 유생이나 문장을 요리조리 반죽하는 재주밖에 없는 인간들은 이 책을 읽고 결점만을 찾아내어 비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선도(善道)에 반하는 무리로 천리(天理)에 어긋나고 따라서 그들은 사는 동안 평생 출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무리는 자만심에 사로잡힌 무리로 자신만 알아 인기를 얻지 못하고 일반 대중에게도 버림받기 쉽다. 선도에 반하는 자는 하늘의 이치를 바로 알고 다른 이에게 조롱받더라도 사람의 근본을 보고 더 신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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