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공개 | Part 2. 상법수신록 제 2권 | 4. 높은 관직과 교류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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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 2024

진심어린 기도는 성취된다

저는 지금 매우 운이 나빠서 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에게 기도하고자 하는데 응답이 올까요?

남보쿠의 답변

그런 생각은 크게 잘못됐다. 신은 어느 곳에든 있다. 당신이 원하고 구하고자 하는 것이 이미 모두 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을 감동시키는 신앙의 참마음이 통하면 당신의 소원은 모두 이룰 수 있다. 천일을 기도해도 그 기도 속에 진실이 없으면 천지 신령은 어디에도 있지 않다. 

진심을 다해 기도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신에게 내어놓는 것과 같다. 음식은 자기의 목숨을 양생하는 기본이다. 그래서 음식을 헌납하는 일은 곧 자기 목숨을 헌납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한 끼에 세 공기의 밥을 먹는다면 두 공기만 먹고 한 공기는 신에게 헌납하는 것이 좋다. 이 한 공기를 헌납할 때에는 자기가 믿는 신불을 마음에 새겨두고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헌납하면 신은 즉석에서 이를 기꺼이 받아드린다. 신은 예부터 정직한 사람의 머리에 머문다고 했다.

탁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지만 진실한 참마음은 받아주신다. 충분히 먹고 매일 신에게 헌납한다 해도 신은 기뻐하지 않지만 내가 먹을 음식을 헌납하면 그 진심을 받아주신다. 세 공기 중에서 두 공기만 먹고 한 공기를 신에게 헌납하고 육식뿐 아니라 모든 먹거리를 그리 헌납하면 소원 성취가 안 될 일이 없다. 작은 소원은 1~3년, 다소 거창한 소원은 10년 정도 신불에게 진심으로 기도하면 반드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센수이누호에라는 곳에 대단한 영험을 갖고 있는 부동명왕이 바위 위에 올라 앉아 있다. 공양하고 제를 올리는 날이 되어 절에서 일하는 남자가 마을에 내려가 술을 사서 돌아오는데 돌아오는 길에 하도 술이 먹고 싶어서 그래도 먼저 석존에 술을 올려야 한다 생각하면서 바위에 술을 부은 다음 자기도 마시고 조금 남겨서 절로 돌아왔다. 이를 안 스님이 대단히 노해서 법당에 들어가 깨끗한 청주로 다시 올리려고 하니 그 때 허공에서 술은 이미 바위에서 받았다고 큰 소리가 들렸다. 신불은 그 남자의 마음을 받아드린 것이다.

찌꺼기도 누군가에겐 생명이다

선생님께서는 매일 음덕을 쌓기 위해 신에게 기도할 것을 가르쳐서 보이시고 계시는데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주십시오

남보쿠의 답변

매일 자기 밥상에 차려져 있는 음식을 먹으면 똥으로 변하고 만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남겨서 자기가 신봉하는 신불에게 올리고 이것을 다시 생명 있는 것에게 시주하는 일은 정말로 큰 음덕이다. 그 속에 참된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에 신불이 한없이 기뻐할 것이다. 설령 그 음식이 육식이라 하더라도 불결하다 여기지 않고 그 진실을 받아주신다. 밥공기 바닥에 남아 있는 한 수저의 밥이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그러나 굶주리는 어떤 사람에게는 한 술의 밥이 바로 생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푼다는 것은 대단히 큰 자비이자 음덕이다. 

밥을 적게 먹으면 당장 뱃속도 편안하고 기분도 상쾌해서 병에 걸릴 걱정도 없다. 또한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 그렇게 하루 세끼의 밥을 줄이면 하루에 한 홉의 음덕이 있고 1년이면 서 말이 넘는 음덕이 있으면 10년이면 섬 여섯 말의 음덕을 쌓게 된다. 이것을 발판으로 자연히 출세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자기 스스로 음덕을 쌓지 않으면 하늘의 복덕을 기대할 수 없다. 

인연의 법을 벗어난 법은 없다

곡식을 중요시 여기지만 어쩌다 땅에 떨어뜨리면 그것을 줍지 않는 것이 음덕이라 하셨는데 한 톨의 곡식이라도 버리면 천지의 덕을 잃는 것이 아닙니까?

남보쿠의 답변

곡식을 중요시 한다 하더라도 인연에 의해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다. 또 세상에는 떨어진 것을 주워 생명을 지탱하는 인연의 존재도 있다. 따라서 흘리는 것도 당신이 흘리는 것이 아니라 인연에 의해 자연스레 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들은 자연에서부터 음식을 얻는데 사람의 음식을 탐내면 그것은 새가 아닌 것이다. 미식은 원래 귀인들의 식사이고 검소하게 식사하는 것은 서민들의 식사이다. 그런데 서민이 미식을 먹으려 하면 자기 신분에 과분한 음식이라 병을 얻고 마지막에는 음식조차 먹지 못하게 된다. 속된 말로 신분에 맞지 않게 교만한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라는 말도 이런 이치를 가리키는 말로 다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높은 지위보다는 부자와 교류하라

저는 출세할 관상이라 하였는데 아직 가난하고 성공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또 저는 상인이라 항상 부자는 물론 관직에 오른 사람과도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영달의 길이라 생각하는데 아직 그 시기가 아닙니까?

남보쿠의 답변

비록 출세할 상을 가졌다 하더라도 높은 관직의 사람과 교류하는 사람은 평생 출세할 수 없다. 신분이 낮은 자가 신분이 높은 귀인과 교제하면 이미 그 덕을 크게 잃고 만다. 이 경우 당신은 이미 정상에 오른 것과 다름 없으므로 평생 출세할 수 없다. 당신이 지난 공덕이 있다면 교제하는 데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만 쌓아둔 공덕도 없이 안일하게 귀인과 교제할 때는 크게 하늘의 덕을 잃는 것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성공하길 원한다면 높은 신분의 사람과의 교제를 끊고 성의를 다해 진실된 마음으로 부자와 교류하고 자비를 갖고 아랫사람을 대하며 항상 분수를 지켜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실천한 다음 점쟁이에게 찾아가 다시 관상을 봐달라 하면 이미 상당히 성공한 관상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부자가 당신을 존경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당신이 높은 관직의 사람과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말한 것으로, 그러한 교제는 당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으며 호랑이의 위엄을 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절대 교만하지 말라

사람은 누구와 교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높은 관직의 사람과 교류하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보쿠의 답변

사람의 마음은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그 모양도 변한다. 좋은 사람과 교제하면 자기도 좋아지고 신분이 높은 귀인과 교제하면 자기도 절로 귀인이 된 것처럼 교만해진다. 장사꾼의 마음이 높은 관직의 귀인과 같다면 어찌 장사를 할 수 있겠는가? 세상이 난세일 때는 몰라도 태평세월에 자기의 본업은 소홀히 하고 신분이 높은 귀인과 교제한들 자기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상이 틀릴 수 있는가

제 관상을 본 점쟁이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유복할 상이라 하였는데 실제로는 아주 가난하여 고생하고 있습니다. 관상이라는 것은 원래 이리 사실과 다릅니까?

남보쿠의 답변

관상은 진실함을 근본으로 하는데 당신의 마음이 진실하지 못하면 좋은 관상을 갖고 있다 하여도 나쁘게 변한다. 관상은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다.

복받을 상을 가지고 있다고 모두 복을 얻는다면 그것은 관상이 죽어있는 것이다. 또 복상이라 할지라도 절제함이 없으면 빈곤한 상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물이라 하는 것이고 이것이 관상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가령 빈곤하고 좋지 않은 상이라 할지라도 절제하고 삼가하며 신중하면 차차 나아져서 자기가 갖고 있는 관상보다 더 좋아진다. 

또 부귀한 상이라 할지라도 진정성이 없는 사람이라면 만년에 형벌을 받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모두 마음의 움직임대로 관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내가 관상법에 따라 운세의 길흉을 많이 말하지 않고 천하의 명덕을 설파하고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전념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관상을 보고 길(吉)이라 하면 이 말에 의지하고 즐거워해서 덕을 손상하게 되고 또 흉이라고 하면 낙심하여 하고 싶은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이것이 일반사람들의 관례이다. 

또 수양을 갖춘 사람이라 하더라도 길(吉)이라고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인정이다. 이러니 점쟁이에게 가서 길흉을 보는 것은 그만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자기의 관상에 따라 수신하고 제가하는 방법을 묻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기의 관상이 평상시에 극악빈궁한 상이라 생각하고 매사에 절제하고 삼가하며 신중함에 전념해서 천지의 음덕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음덕을 쌓아가면 빈악의 상이라도 유복한 상으로 변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천지의 덕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의예지신보다 음식 절제가 중요한 이유

선생님께서는 생명이나 음식에 대한 것만 말씀하시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오상(인, 의, 예, 지, 신)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도 않고 음식을 바르게 먹어야 한다고만 하십니다.

남보쿠의 답변

오상이란 나뭇가지와 같다. 인간은 천지의 덕을 근본으로 삼고 있다. 이런 원리를 알게 되면 오상은 절로 갖추어지는 것이다. 생명은 하늘의 덕이다. 그러나 생명을 양생하는 것은 땅의 덕이다. 

따라서 천지의 은혜를 알게 될 때 부모의 은혜도 알게 된다. 또한 음식을 절제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자연히 오상을 갖추게 되는 법이다. 

대인은 음식에 의해서 천명이 결정된다는 분명한 사실을 알지만 소인은 음식 때문에 큰일을 그르치고 천명을 손상하여 스스로 궁하게 된다. 

사람의 격을 알아보는 법

관상은 마음에 따라 선과 악으로 바뀐다고 하셨는데 궁극적으로 길흉을 분명히 하는 것이 최상의 관상법이라 생각하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보쿠의 답변

관상에는 실상이 있고 무상이 있다. 나의 관상법에 따라 모든 일의 길흉을 알고 있지만 음식이 그 근본으로 천지의 이치를 알고 격에 따라 길흉을 점친다. 사람이 격을 모를 때에는 음식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음식이 정해지면 격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은 이치로 천하의 도리를 남보다 먼저 갖게 되면 봉록을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만물의 격을 아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격은 천지의 격으로 관상법의 명덕이다. 그렇기 때문에 격을 아는 사람은 음식이 정해져 있으므로 심신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천지에는 오기(五氣)가 있고 인간에게는 오상(五常)이 있어서 만물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소에 신중하지 못하고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격외의 사람이다. 음식은 몸과 마음을 양생하는 근본이므로 식을 절제하지 않고 바르게 하지 못하면 천하의 격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어두운 밤에 불빛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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