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공개 | Part 2. 상법수신록 제 2권 | 1. 이익을 바라고 행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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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 2024

제 2부. 상법극의수신록(제2권)에 대해

제 2부(제 2권)은 앞 부분과 형식이 다릅니다. 질문과 답 형식으로 이뤄져 있으니 참고를 바랍니다.

처자식이 굴레라는 남자

저는 한가지 일에 전념하여 성공하고자 여러모로 힘쓰고 있는데 처자식이 크게 방해가 됩니다. 특히나 제 처는 악녀로 저를 괴롭히니 의욕도 사라지고, 하고자 하는 일에 전념할 수도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남보쿠의 답변

큰 인물이면 몰라도 평범한 자가 한 가지 일에 전념할 때에는 여자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그 일에 전념해야 한다. 마음가짐이 태양과 같다면 어둠이 방해를 해도 그 빛이 항상 천하를 꿰뚫을 것이다. 자신이 태양처럼 강렬하지 못한 자가 크게 그늘진 아내를 구하였기 때문에 자연히 방해를 받으며 곤란을 느끼게 된다. 남편이 양이고 부인이 음인 것이 섭리인데 그 부인이 양인 남편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남편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없다. 부인이 순종하지 않는 동안은 당신은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없고 세상 사람들이 당신을 존중하는 일도 없다. 한 사람의 처도 당신의 뜻에 순종하지 않는데 어찌 천하의 세상사람들이 당신을 따르겠는가? 사농공상에 종사하는 자의 처가 순종적이면 일이 저절로 성취되고 집안도 자연히 날로 번성하게 된다. 또, 집안이 흔들리는 일도 모두 처로부터 시작된다. 원래 처는 그 집안의 보물로 그 보물이 불안하면 집안의 가장도 잘될 일이 없다. 또, 그 집안의 처가 도맡아 관리하는 곳을 정소(政所)라 하였다.

처는 음으로 북방에 위치해서 남양의 남편에게 순종하고 있으므로 한 집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또 북방은 만물을 생육하는 토대로 언제든 남쪽의 양(陽)의 기운인 남편을 받드는 것을 가리켜 대소(臺所, 일본 부엌을 가리킴)라 하였다. 또, 부인은 음으로 깊숙한 안쪽에 위치하여 잘 안 나오는 곳에 있다 하여 안사람이라고도 한다. 모름지기 부인은 남편에게 순종하고 내조하는 것으로 그 존재가 귀하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인은 집안의 보배가 아니라 한 집안의 악귀로 그 집안을 파멸시킨다. 악처가 집안에 있다면 그 집안은 되는 일도 없고 또 남편이 자기의 뜻을 펼쳐 나갈 수도 없다.

불설(佛說)에 의하면 어떤 일에 뛰어난 자는 반드시 악귀가 나타나 처나 자식, 친구로 둔갑하여 일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한 처라면 당신의 원수인 악귀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헤어지는 것이 좋다. 대반야경에 의하면 악귀가 자신의 적이 되었을 때 하루속히 인연을 끊어주면 도리어 선신으로 변해서 당신을 수호해준다고 하였다. 따라서 악처와 헤어졌더라도 그 악처가 선심으로 당신에게 순종할 때는 다시 아내로 맞이하여도 괜찮다. 그러나 설령 처가 악귀라 하여도 자식이 있을 때 이혼하는 것은 큰 죄를 짓게 된다. 나도 이 길에 전념하고자 수년간 노력해왔지만 이와 같은 처로 인해 고생하였다. 옛 성인 중에도 악처로 인해 애를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왜 만날 음식 얘기 뿐인가

선생님은 음식을 엄중히 절제하는 것에 대해서만 열변하고 운세의 길흉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는 관상을 보는 사람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은 접어두더라도 옛 선인들의 책을 배워서 주변의 길흉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남보쿠의 답변

나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글자를 배우지 못하고 따라서 책을 보지 못하였고 스승에게 관상법을 들어도 그때뿐 옛 성인들의 볼품없는 말을 듣는 것도 싫어했는데 문중에 고매한 학자가 3년 전에 나에게 대학삼강령을 읽어주었다. 47세에 처음으로 이를 듣고 처음으로 상법의 훌륭한 덕행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내가 보는 상이란 몸을 정갈히 하고 천하를 다스리는 대도라는 것을 스스로 알았다. 그래서 대중들을 모으고 그 길을 설명하기 위해 길흉을 말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사람을 불러보아 길흉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고 음식을 기본으로 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길흉은 음식이 기본이 되고 모두 음식을 통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방생의 공덕

음덕이나 양덕을 쌓기 위해서 방생을 한다든지 또는 음식이나 재물을 시주하는 것이 좋습니까?

남보쿠의 답변

어떠한 이익을 바라고 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생이 있으면 당연히 사가 있고 죽여야 할 필요에 의해 죽이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또 구해야 할 때에는 당연히 구하며 이것에 어떠한 이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살고 죽는 것은 모두 하늘의 뜻이다. 당신이 베푼다고 하는데 무엇을 가지고 음덕을 쌓았다 할 수 있단 말인가? 당신의 재산은 천하의 재산이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무엇을 가지고 베풀었다 할 수 있는가. 유일하게 이 세상에 갖고 태어난 것은 음식뿐이다. 따라서 음식을 베푸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음덕을 쌓은 일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먹을 만큼 충분히 먹은 후에 베푸는 것은 옳지 않으며 베풀었다 할 수 없다. 우리가 밥 한 공기를 먹는다면 식량을 감량해 배고픔을 참고 반공기는 남에게 베푸는 것이 음덕이라 볼 수 있다. 항상 이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진정한 음덕을 쌓는 사람이다. 여기에는 천지육합이 가득 차고 넘친다. 이와 같은 사람은 단명하고 빈곤해도 복이 있으며 온갖 악하고 흉한 것도 물리치며 사방에 적이 없다.

방생회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살아있는 새와 물고기를 모아놓고 스님이 타라마경을 독경한 후에 방생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윗사람들이 하는 방생은 잘 모르겠지만 일반 대중이 방생을 하겠다고 살아있는 새와 물고기를 잡아다 모아놓고 풀어준다면 그것이 음덕이라 할 수 있겠는가? 풀어준 새와 물고기는 원래 살던 곳과 떨어져 낯선 곳에 살아야 하니 난처하기 이를 데가 없다. 먼 곳에서 힘들고 불편하게 사는 사람을 갑자기 번화한 곳에 데리고 와서 방치해버리면 불편하게 살던 곳보다 더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곤란을 느끼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또 방생하는 것들은 모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들로 쥐나 개, 뱀 등을 놓아주지는 않는다. 매일 사람들이 먹는 새나 물고기는 오히려 먹는 것이 진정한 방생이라고 할 수 있다.

쌀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한 톨씩이라도 씨를 보아 벼를 심으면 가을에는 수천 톨이 되고 한 홉씩을 모으면 한 섬이 되고 한 섬이 다음 해에는 수백, 수천 섬이 된다. 하루에 한 홉씩의 곡식을 3년만 절제해도 엄청난 양이 된다. 이것이 매일 방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물며 알을 벤 생선을 생각하면 그 양을 셈할 수도 없다. 이것이 진정한 방생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못 먹으면 오히려 박복한 거 아닌가

지금까지 선생님은 음식에 대해서만 말씀했는데 음식은 창고에 차고 넘치고 또 생명을 양생하기 위한 음식이니 먹지 않으면 반대로 인명을 해치는 것이 아닙니까?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하면 오히려 먹고 싶은 욕망이 생겨 살아있어도 아귀도(餓鬼道. 육도의 하나. 재물에 인색하거나 음식에 욕심이 많거나 남을 시기 및 질투하는 자가 죽어서 가게 된다는 곳)의 지옥이지 않겠습니까?

남보쿠의 답변

아무리 인명을 위한 음식이라 하더라도 폭식하고 대식한다면 농작물에 비료를 많이 주어 되려 죽게 하는 것과 같이 음식도 과하면 사람의 목숨을 헤치게 된다.

농작물에 비료를 절제하면 곡식의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는 것과 같이 사람도 음식을 절제하면 오래 살 수 있다. 대식하고 미식하면 스스로가 자기 목숨을 과녁 삼아 활을 쏘는 것과 같다. 이는 마음이 모두 천해서 그러는 것이다. 당신 같은 사람이 마음이 천해서 그저 먹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것이 눈앞의 아귀도(餓鬼道)이다. 또 인면수신(人面獸身)과 다를 바 없다. 네 발 짐승은 이리 저리 몇 밤을 돌아다니면서 먹는 것만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사람이 그와 같다면 인면수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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